2026년 9월 9일 NEWS · 원 발표일 9월 8일
증거 상태: 산업·공정 연구 발표(INDUSTRY_TRIGGER). imec의 자체 발표를 해설한다. 이번에 확인한 자료는 보도자료이며, 동료평가 논문 전체를 검증한 결과가 아니다.
#반도체는 아주 작은 도시를 여러 층으로 짓는 일이다
도시를 만들려면 건물뿐 아니라 길과 연결 통로가 필요하다. 반도체도 비슷하다. 전기를 제어하는 소자와 그것들을 잇는 배선, 층과 층을 연결하는 구조를 정해진 위치에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작아서 연필이나 칼로 하나씩 그릴 수 없다. 그래서 빛으로 회로 무늬를 옮기는 노광(lithography)을 사용한다. 표면에 빛에 반응하는 재료를 바르고, 회로 패턴을 노출한 다음, 현상과 식각 등의 공정으로 원하는 구조를 남긴다. ASML의 제조 과정 설명
사진을 인화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최종 목표는 사진이 아니다. 실제로 전기가 흐를 수 있는 입체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오늘 기억할 세 단어
마스크(mask)는 옮길 회로 무늬가 들어 있는 원본 판이다. 감광재료(photoresist)는 빛에 반응해 패턴을 남기는 재료다. 식각(etching)은 그렇게 정한 모양에 맞춰 특정 부분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따라서 노광 장비의 성능이 좋아도 감광재료에서 무늬가 흐려지거나, 식각하면서 모양이 무너지면 원하는 회로를 얻을 수 없다. 최고급 프린터를 샀는데 잉크가 번지고 종이가 찢어지는 상황을 떠올리면 쉽다.
#High-NA EUV는 무엇을 바꾸는 장비일까?
EUV는 매우 짧은 파장의 극자외선이다. 미세한 무늬를 구별하는 데에는 빛의 파장과 광학계의 성질이 중요하다. NA(numerical aperture, 수치개구수)는 광학계가 빛을 받아들이는 범위와 관련된 값이며, 다른 조건이 같으면 더 큰 NA가 미세한 무늬를 분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해상도 원리
High-NA EUV에서는 기존 0.33에서 0.55로 NA를 높인다. 그렇다고 빛의 파장까지 새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같은 EUV 계열에서 광학계의 능력을 높이는 접근이다. High-NA의 도입 배경
하지만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긴다. 장비가 더 미세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때, 그 이미지를 받아 줄 재료도 준비돼 있을까?
#imec가 보여준 것은 기존 감광재료의 확장 가능성이다
imec는 재료 공급사와 공정을 함께 최적화해, 화학증폭형 감광재료(chemically amplified resist, CAR)를 사용한 High-NA EUV 단일 노출에서 22nm 피치의 선 구조와 중심 간격 28nm의 비아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비아(via)는 층 사이를 연결하기 위한 구멍 구조다.
중요한 표현은 ‘기존 계열의 감광재료’와 ‘단일 노출’이다. 새로운 장비에 익숙한 재료 계열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시험했다는 의미다. imec는 이 결과를 일부 A14/A10 논리 공정 층에 CAR를 계속 사용할 가능성과 연결했다. 9월 8일 공식 발표
#22nm라는 숫자는 무엇의 크기일까?
여기서 피치(pitch)는 반복되는 무늬의 간격이다. 같은 선의 중심에서 다음 선의 중심까지의 거리처럼, 선과 선 사이의 배치를 나타낸다.
가상의 동일 폭 패턴에서 선 11nm와 빈 공간 11nm가 반복되면 피치는 22nm가 된다. 이 예시는 용어 설명을 위한 계산이지, 발표의 모든 구조가 정확히 11nm 폭이라는 뜻은 아니다.
특히 22nm 피치 = 22nm 트랜지스터 길이 = 특정 공정 이름처럼 같은 숫자로 치환하면 안 된다. 측정한 대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왜 ‘재료를 계속 쓸 수 있다’는 소식이 중요한가?
공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새로운 재료를 도입한다는 것은 이름 하나를 바꾸는 일이 아니다. 어떤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다른 공정과 충돌하지 않는지, 검사와 관리 방법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다시 확인해야 한다.
익숙한 계열의 재료를 새로운 장비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면 전환 과정의 선택지가 늘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존 배합을 그대로 가져다 쓰거나 모든 전환 비용이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발표도 재료와 노광·식각의 공동 최적화를 강조한다.
또 한 번에 만들 수 있는 패턴이 늘어나면 여러 번 나누어 노출하고 맞추는 과정의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 다만 공정이 단순해질 가능성과 실제 원가 절감률은 다른 주장이다. 얼마나 싸졌는지는 공장 데이터로 따로 확인해야 한다.
위에 표시한 사진은 이번 imec 발표의 원본이다. 회색 바탕의 검은 선들은 장식이 아니라, 미세한 무늬가 끊기거나 붙지 않고 형성됐는지 살펴보기 위한 관찰 대상이다.
#좋은 현미경 사진과 좋은 반도체는 같은가?
좋은 패턴 사진은 필요한 근거지만 충분한 근거는 아니다. 현상 직후의 모양, 식각 뒤의 모양, 금속을 채운 뒤의 전기 특성은 각각 다른 단계의 결과다.
가령 같은 비용으로 100개의 칩을 만들었을 때 90개를 쓸 수 있는 공장과 50개만 쓸 수 있는 공장의 원가는 다르다. 이는 이해를 위한 예시이며 이번 공정의 실제 수율이 아니다. 수율(yield)은 만들어진 제품 중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율이고, 미세화가 산업적 가치가 되려면 이 항목도 따라와야 한다.
또 이번 결과를 ‘High-NA EUV 역사상 가장 작은 패턴’으로 읽을 필요도 없다. imec는 앞서 다른 감광재료 계열에서 더 작은 피치의 결과를 소개했다. 이번 소식의 질문은 절대 최소 크기가 아니라 CAR라는 재료 계열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가다. 앞선 High-NA 결과와 맥락
#다음 뉴스에서는 무엇을 보면 될까?
더 큰 면적에서 같은 품질이 유지되는지, 결함과 전기적 실패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공정 전체의 시간과 비용이 실제로 줄었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소식은 ‘새로운 초미세 칩이 출시됐다’가 아니다. 첨단 노광 장비를 실제 제조에 쓰기 위해 재료와 공정을 함께 맞춰 가는 과정에서 나온 진전이다. 그 구분을 알고 보면 숫자 하나보다 훨씬 많은 것이 보인다.
#원문과 더 읽을 자료
- imec · CAR 기반 High-NA EUV 발표 · 2026-09-08
- ASML · 반도체 제조의 주요 단계
- ASML · 노광 해상도의 원리
- imec · High-NA EUV의 도입 배경 · 2026-02-26